도서리뷰 / / 2023. 3. 6. 15:23

<비밀> 일본소설, 둘만의 영원한 그 '비밀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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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비밀>

이번에 소개해 드릴 책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<비밀>!

<나미야 잡화점의 비밀>, <용의자 X의 헌신>에

이어서 3번째 포스팅입니다.

특정 작가의 작품을 찾아서 보기보단 장르를 돌아가면서 고르는 편인데

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첫 번째, 두 번째 모두 재밌게 읽어서 그런지

그의 소설이 눈에 띄면 쉽사리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.

 

일본 소설은 등장인물의 이름이나 지명이 헷갈리기도 하고

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아 선호하지 않지만

히가시노 게이고는 그런 단점들을 배제시킬 수 있을 정도로

항상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.

 

<나미야 잡화점의 비밀>은 특히나 감동과 재미 등 모든 방면에서

감탄한 책이어서 꼭 읽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.

​

자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<비밀>은 

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봅시다!

 

이야기의 시작

 

39살의 스기타 헤이스케는 야간근무 후 스모경기를 보기 위해 TV를 틀었다.

TV에서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보도가 흘러나왔지만

헤이스케는 대수롭지 않게 저녁을 먹으며 TV를 흘겨보았다.

​

하지만 곧 그는 TV에 나온 자막을 보고 젓가락을 든 채로 굳어버리게 된다.

​

'나가노에서 스키버스 추락 사고'

​

그날은 그의 아내와 딸이 스키버스를 타고

처갓집이 있는 나가노에 가기로 한 날이었다.

​

헤이스케는 식은땀이 흐르고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.

'설마, 아닐 거야.'

라는 마음으로 아내의 집에 전화를 하려던 그 찰나,

아나운서 입에서는 병원으로 이송된 모녀의 이름이 흘러나왔다.

 

'스키타 나오코,

스키타 모나미'

​

한걸음에 병원으로 달려간 헤이스케.

하지만 결국 그의 아내인 스키타 나오코는 중상으로 인해

짧은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숨을 거두고 만다.

그리고 아내가 숨을 거두는 그 순간,

식물인간 판정을 받았던 딸이 기적적으로 눈을 뜨게 되는데..

​

모나미는 의식은 되찾았으나 감정도 언어도

잃어버린 사람처럼 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.

병원에서는 그저 큰 사고의 후유증으로

치부했고 헤이스케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.

 

그러던 어느 날,

​

아내의 장례를 치르고 참을 수 없는 슬픔에 

고통스럽게 울부짖고 있던 헤이스케에게

딸인 모나미가 다가온다.

그리고 사고 이후 모나미가 처음으로 입을 떼는데,

알 수 없는 말을 하기 시작한다.

​

“여보, 여기…… 여기야.”

 

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감정선

​

나오코와 자신 사이에 가로놓인,
결코 채워질 일 없는 틈새의 존재를 인식하고 견딜 수 없이 슬퍼졌을 뿐이다.
그리고 그녀도 똑같은 심정이라는 것을
그 몸이 풍기는 분위기로 알 수 있었다.
우스꽝스럽게도 이런 때만은 부부 특유의 이심전심이 작동하는 것이었다.
​

 

사실 소설 초반부를 읽을 때에는

불편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.

아무래도 신체는 딸인 모나미지만

그 안에 깃든 영혼은 모나미의 어머니이자

헤이스케의 아내인 나오코이기 때문에

헤이스케와 나오코의 대화가 너무 기묘해 보였기 때문입니다.

​

부부인 남녀의 대화이지만,

겉으로 볼 때는 39살의 남성과 초등학생 5학년의

모습이었으니 둘의 관계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은 

비단, 저만 느끼는 감정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.

​

그리고 현실적인 문제이긴 했으나

성에 관련된 문제가 나왔을 때에는

더욱이 불편하기도 했고요.

이러한 불편한 부분들이 종종 등장은 하지만 주가 된다고 말할 순 없고,

그런 부분들 때문에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소설입니다.​

 

처음에 노파심에 걱정했던 부분들이 

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.

아내의 육체가 바뀌었을지언정 

그들은 10년을 넘게 정신적으로 교감을 나눈 부부이기에,

오히려 처음부터 매 순간 인지하여 다르게 생각하고

행동하는 것이 더 부자연스러운 일이었겠구나

생각했습니다.

​

책의 흐름에 따라 생각이 바뀌게 된 것은

독자들이 책에 천천히 스며들 수 있게끔

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한

히가시고 게이고의 노련함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.

​

과연 나오코와 헤이스케는 행복할 수 있을까요?

부부도 부녀관계도 아닌 기묘한 그들의 관계의 끝은 어떻게 될까요?

그들의 끝이 궁금해져 끝까지 몰입해서 놓을 수 없었던 책이었습니다.

 

역시나 빈틈없는 스토리와 결말

​

그들이 이야기의 발단이 된 스키버스 사고.

그저 이야기의 시작을 위한 단순한 사고로 볼 수 있지만

소설에서는 왜 사고가 났는지 그리고 어떠한 내막이 있었는지에

대해서까지 가볍지 않게 다룹니다.

​

역시나 스토리의 작은 부분조차 놓치지 않는 히가시노 게이고.

그답게 스토리에 찜찜한 뒷맛을 남기지 않고 

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어나가 모두 풀어줍니다.

​

그리고 역시나 끝까지 방심을 할 수 없게

만드는 매력 있는 글을 쓰는 것이

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.

그래서 항상 여운이 남게 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.

​

제목이 가리키는 진짜 <비밀>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?

가슴 먹먹한 진짜 <비밀>은 책의 가장 끝에 숨겨져있습니다.

그 진한 여운을 같이 느껴보았으면 합니다.

<비밀>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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